요즘 윤민 창의재단의 굿스타터 4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해 사무장님과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튜버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O2O가 과연 기업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튜버의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디테일은 사실 아직 부족합니다.
(포멧 판매나 브랜디드 컨텐츠 플렛폼이라는 비전은 가지고 있지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떻게 그런 플렛폼이 될 것인지에 대한 디테일이 아직은 부족합니다.
미디어 시장을 배우고 공부하며 더 나은 디테일을 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MVP를 통해 이 비즈니스가 시장이 형성될 것인지가 더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얼마나 살아 남을 수 있는지가 지금 가장 고민입니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면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과 기업 형태를 가지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거기에 필요한 디테일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서비스로 디테일을 보여드리는 것이 맞겠지만,
오늘은 서비스보다 팀으로, 로체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로체인 팀은 돈을 벌기위해 존재하는 팀이 아니라, 회사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구차하고 구질구질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꼭 해야하고, 해보고 싶은 이야기 입니다.
컬쳐 디자인
저는 컬쳐 디자인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제 직업을 제 스스로 정의할 수 있다면, 저는 컬쳐 디자이너라고 하고 싶습니다.
사실 박원순 시장님이 희망제작소에서 일하실 때,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라고 하시는 것을 보고 따라한 것입니다.
컬쳐와 소셜이 무엇이 다르냐고 물으신다면,
정신적인 문화(컬쳐)를 기반으로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소셜)이겠죠.
저는 소셜보다 컬쳐가 앞단이라고 봅니다.
컬쳐가 없다면 소셜 디자인은 그저 캠페인에 그치고
기본적인 인식을 바꿔놓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만들고 싶은 문화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몇 가지 문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CSV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기업에 반영합니다.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한다거나, 친환경적인 기업 정책들은 이에 기반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데이터 센터를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네이버의 ‘각’ 데이터 센터를 제외하면, 한국에 그린 데이터 센터는 없습니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데이터 센터는 친환경적입니다.
클릭으로 접근하는 데이터 센터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보고 이를 실제로 반영하는 기업은
한국에서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겠죠.
또 다른 예는 실리콘 벨리의 투자문화입니다.
실리콘 벨리는 실패한 창업자에게 다시 투자합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있고,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믿음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단순히 엔터 산업이나 문화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신적 가치라고 할까요.
저는 이런 정신적 가치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외국이 좋으면 외국으로 가지?
사실 이민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영어를 못해서 페일
하지만, 자기가 태어난 시스템에 기여해야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렌 버핏은 말합니다.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면,
자기의 재능은 사용조차 해보지 못했을 거라고요.
그렇기에 자신이 재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 사회에 감사하며,
그러한 사회와 시스템에 자신이 헌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부모가 저를 낳아 기르신 것은 분명하지만,
대한민국의 시스템 역시 저를 기른 것은 분명합니다.
초등 중등 고등 교육이 저를 길렀고,
대학은 학자금 대출이 없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며,
제가 수혜받은 장학금 역시 이 사회와 시스템에 진 큰 빚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업이란?
혼자서 어떻게 문화를 바꾸고 정신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기업이란 개념을 빌려오기로 했습니다.
보통 ‘기업’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영리조직이라 대답합니다.
하지만 저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조직’ 혹은
‘혼자서 하면 비효율적인 일을 효율적으로 하게 하는 조직’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돈을 벌고,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현대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막강합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라면, 자영업과 다를게 무엇이겠습니까?
사업가와 기업가는 다르다는 표현이 있듯이요.
로체인은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이 사회에 무언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왜 이 이야기를 하는가?
로체인이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나름 이유와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에 부딪쳤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어려운 길을 가려합니다.
지금 진행중인 크리에이터 광고 중개 플랫폼 ‘튜버’는
굳이 따지자면 3세대 매체인 유튜브를 기반으로 합니다.
1세대가 TV,
2세대가 넷플릭스, 푹, 티빙 같은 온디맨드 VOD,
3세대가 온디맨드 컨텐츠인 유튜브죠.
그렇기에 우리가 튜버를 진행하며 자주 하는 말은
‘너무 이르다’입니다.
투자자가 왜 지금 투자해야 하는지 근거가 부족합니다.
아직 미디어는 공영파 중심이고, 기껏해야 온디맨드 VOD로 이동하는 중이고,
아직 영유아에서 10대에 불과한, 구매력이 없는 모바일 세대만이 유튜브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바일 세대가 구매력을 가질 때가 튜버도 폭발력을 가질 수 있는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별창이나 자극적인 컨텐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노예제라고 할까요.
자라날 아이들에게 이런 컨텐츠를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크리에이터도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크리에이터가 되길 바랍니다.
취미가 직업인 세상, 얼마나 멋진 세상입니까.
우리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람직한 직업으로 크리에이터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크리에이터를 편견없이 직업으로 인정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로체인은 이런 덧없는 꿈들을 현실로 만들기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세상을, 그런 기업을 만들기 위해 저는 로체인을 하고 있습니다.
더하기
회사 로체인의 모습은
로체인 팀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라 생각합니다.
로체인팀이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허태균 교수님의 어쩌다어른 71~73회의 강연과 일치합니다.
책으로는 <어쩌다 한국인>인데 잘 정리한 글이 있어 링크겁니다.
중2병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속에,
중2병을 앓고 있는 로체인 팀은,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가를 생각합니다.
또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유치한 삶을 넘어,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쓰다보니 설명이 많이 부족한듯 싶습니다…
로체인이 지향하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또 다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