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고백컨데, 저는 창업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By 2015년 12월 2일 No Comments

오늘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과 거의 1:1면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시고 남는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창업가의 저녁식사 자리보다 한산하리라는 예상을 바탕으로 움직였습니다만 예상보다 훨씬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는 오늘 두 가지 질문을 가지고 갔습니다. ‘내 앞에 로켓이 있다면, 목적지를 생각하지 않고 꼭 올라타야 하는가?’ 라는 질문과 ‘자본 수급이 안되는 상황에서 런칭한 서비스를 계속 이끌고 가야하는가? 또 MVP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두 가지 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켓을 올라타야한다.’와 ‘우리 서비스는 더이상 스텝을 진행해서는 안된다.’라는 지적입니다.

사실 권도균 대표님께서 하지 말라는 일들을 거의 다 하고 있는 팀으로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때문에 글을 쓰게 된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저희 팀과 아이템보다 저 개인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권도균 대표님은 꼭 꿈을 이루는 방법이 창업만은 아니다. 다른 방법도 있다. 스스로 창업자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대표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제 생각이 창업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최근 매우 고민이었습니다. 스스로가 대표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창업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비판보다 그 말에 더 관심이 갔던 것은 아마도 요즘 매우 고민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시원했습니다. 뭔가 비판을 들어야 기분이 시원해지는 이상한 변태 기질인가봅니다.

사실 처음 창업할 때부터, 아니 정확하게는 대표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때부터 스스로가 대표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대표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저희 팀과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더 좋은 대표가 있다면 그 대표 밑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할 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는 결코 대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으니까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계속 창업에 매여있는 것은, ‘나같은 창업자도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때문입니다.

사업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또 조직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사업이란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직이란 ‘개인의 합 그 이상의 시너지를 가진 사람의 집단’이라 생각합니다. 로체인팀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개인의 합 이상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합니다. 꼭 사업이 손익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 말하고 싶습니다.

로체인팀이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상업적 성공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습니다. 제가 책임질 사람들만 없다면 언제가지고 이 ‘삽질’을 반복해도 꽤 행복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책임 때문에 약간 불행하지만요. 뭐 완벽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리워드 앱이나 만들고 있는 팀이 하긴 우스운 이야기지만,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노력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 많아야 세상이 변하고 창업문화가 바뀌고, 더 좋은 사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의 리워드 알람앱 ‘쩐알람’도 그렇습니다. 생계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먹는 구조나, 다른 사람의 생계를 위협하는 아이템이 아니기에 선정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체리피커를 이용하는 기업이 아니라면 리워드 앱이 왜 나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뷰징을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정말 ‘광고 수단’으로 리워드 앱이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라는 의미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결론은 저는 대표에 어울리는 사람도 창업에 어울리는 사람도 아니고, 비즈니스 마인드도 약하고 과연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의심가는 사람이 맞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창업을 포기하고 취직을 준비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또 대표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저희같이 아마추어틱한 팀도, 어리숙한 대표인 저도 세상에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손익과 이해관계보다 조금 순수한 목적으로 움직이는 팀이 많다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으니까요. 하하하. 자기합리화와 변명으로 가득찬 포스트였습니다!

P.S

음… 저의 생각을 잘 보여주는 영상이 있어 하나 소개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입니다. 왜 하필 IT에서 일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가장 높아서’ 라고요. 사실 수단이 중요하지 않아요. 주변에서 말하듯 교육자나 어쩌면 종교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IT라고 생각합니다. 권도균 대표님 말씀처럼 굳이 맞지 않는 ‘창업’이 아니라 다른 방법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언젠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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