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근황 그리고 잡생각들

By 2015년 4월 19일 No Comments

요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광고 수주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광고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조언과 실제로 수주를 위한 미팅을 진행한 결과 광고효과에 대한 증명은 둘째치고, 확보한 유저 수가 없어서 광고 수주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광고 수주를 받을 수 있을만한 유저 수를 생각해보았고, 그 유저 수를 확보하기까지 팀에 얼만큼 자본이 필요한가를 계산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투자를 받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런 결론을 얻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에따라 투자를 유치하거나 정부지원을 받기위해 팀과 아이템을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준비 중입니다. 문제는 어떤 프리젠테이션이 좋은 프리젠테이션이냐라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만족스럽게 프리젠테이션을 마치지 못했고, 제 생각이 잘 전달되었다고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좋은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우리 팀이 이렇게 좋은 팀이라고 꼭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떤 프리젠테이션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이먼 시넥,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법]

그러다가 위 동영상을 보게됐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바로 이거야!

사이먼 시넥이 말하는 골든 서클(금원)을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왜 이것을 하는지, 또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자!

그러나 곧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언제나 말하는 로체인의 비전과 우리가 만들고 있는 쩐알람은 맞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VC 중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스타트업이 리워드 앱같은걸 해서 되겠냐고. 사회에 어떤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저는 그 분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했습니다. 네. 소셜 벤처를 지향하고, 세상에 새로운 임팩트를 믿는 스타트업이 리워드 앱을 한다니. 부끄러워해야 마땅할 일입니다.

로체인의 비전은 ‘꿈의 탐색과 실현’입니다. 제가 로체인을 시작한 이유는 꿈을 어떻게 찾는지, 꿈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는지 대답할 수 없는 강사였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은 리워드 앱이죠. 정말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이 간극을 설명할 프리젠테이션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또 고민했죠. 그런데 사이먼 시넥의 또 다른 강의가 대답이 됐습니다.

[사이먼 시넥,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팀원이 보호받고 있다는, 삶이 보장받고 있다는 안도를 얻을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팀원의 삶이 보장되야만 다른 사람에 대한 호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의 어떤 비젼보다 우선되어야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최종적인 비전을 향해 달려나갈 조건 중에 하나일 뿐이죠. 그래서 쩐알람은 팀원을 보호할 수 있는 울타리 같은 아이템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팀원들의 삶을 보장한 이후에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할지 다시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로체인 다이어리가 진짜로 꿈의 탐색과 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아무래도 현실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쩐알람을 통해 팀이 안정된다면 다른 아이템을 고민해봐야할거 같습니다.)  이 생각들을 모아 좋은 프리젠테이션을 만들었으면 좋겠군요!

P.s

1.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평천하를 꿈꾸려면 최소한 자기 주변 사람들을 보살필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의 어머니는 항상 ‘엄마에게나 잘해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부모님 속은 있는데로 썩히고 있으니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표현을 쓰면 안되겠군요. 하기사 수신도 안되는걸요 뭘.

2. 사이먼 시넥의 강의는 ‘좋은 리더가 되고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강의죠. 그런데 저는 리더라는 표현이 내내 불편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리더의 정의가 불편합니다. 리더는 언제나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앞서 싸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현대에 그런 리더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씨(호칭이 뭐가 좋을지 모르겠습니다.)가 예전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셨을 때 하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대에 필요한 리더는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 목표와 비전을 향해서 달려가다가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을 보호하고 살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라고. 그런 사람을 리더라고 정의한다면, 제가 지향하는 목표는 리더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자신의 신념을 주입하는 구시대의 리더가 되고 싶지는 않군요.

3.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라는 표현이 이 포스트에 적합한 인용구가 될거 같습니다. 로체인은 아직까지 말 뿐인 소셜벤처죠. 이 부분에서 변명해선 안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서비스는 빅워크입니다. 걷지 못하는 절단 아동을 걷기로 기부하여 의족을 만들어 준다니 얼마나 멋집니까! 저희 로체인도 언젠가 저런 멋진 아이템을 런칭했으면 좋겠군요.

4. 오늘의 로체인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엔 근황보다 생각들이 더 많군요. 포스트 명에 제법 고민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