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프로젝트 중 하나 였던 엘노아를 소개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게임 만들기”
그런데 엘노아는 전설(?)로만 전해지는 게임이 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점에서 좋은 게임을 목표로 했는지 알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엘노아를 어떻게 “좋은 게임”으로 만들려 했었나를 살짝 공개합니다. 우선, 저와 같은 견해를 가진 동영상을 소개하죠.
동영상에도 나오듯, 같은 조건의 소설이나 영화나 음악은 괜찮고 왜 게임만 안되는 것일까요? 사실 중독은 무엇이든 나쁩니다. 공부도 운동도 사랑조차도 중독은 나쁜거지요. 게임만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다른 중독은 개인의 문제로 그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동전으로 게임을 하던 시대에는 게임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게임 중독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온라인 게임”, “부분유료화”로 인해서 게임 자체의 끝도 없어지고, 투입되는 돈 역시 끝이 없어졌습니다. 끝없는 시간과 돈을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 중독이 범죄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아이를 버리는 부모, 부모님의 카드를 훔쳐 수백만 원에 이르는 결제를 하는 자녀… 동전으로 게임을 하고, 패키지 게임을 구입하던 시기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게임에 투입되는 자원의 양은 무한해졌습니다만 게임이 발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어떤 교과서도 인성교육, 감성교육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설과 영화는 어떤 교과서보다 인성교육, 감성교육에 탁월하죠. 왜 게임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는 걸까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임이 너무 적기 때문에 게임은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엘노아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모노폴리는 자본주의의 끝을 보여주며 메세지를 던지는 게임이죠.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엘노아 세계관 속 인간과 엘프의 갈등입니다. 엘노아 세계관에서 엘프는 기존 판타지의 엘프가 아니라 인디언(홍인)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엘노아 세계관에서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인권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처음엔 인간으로 시작하여 엘프까지도(이를 넘어 조금 혐오스런 유사인류까지도-) 인간으로 보는 것이죠. 그 계기는 혼혈입니다. 인간과 엘프의 혼혈이 등장하면서 인간과 엘프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는 시대의식이 생기고 이런 시대의식은 엘프도 인간으로 인정하는 흐름을 탑니다. 이를 통해 다문화 사회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다문화 사회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영국인 아버지와 가나 어머니 사이의 대한민국 아이, 백색 피부와 청록색 눈을 가진 대한민국 육군을 쉽게 받아들인다고 하긴 어려울겁니다. 사실 그런 생각 자체를 그다지 해보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래에 식당에서 중국인, 조선족 분들을 쉽게 볼 수 있듯 우리의 현실이죠. 엘노아는 이런 우리 현실의 담론을 담았기에 엘노아 프로젝트를 “좋은 게임 만들기”라고 소개했었습니다.
사실 엘노아는 런칭조차하지 못한 전설(?)의 게임이 되었기 때문에 의미 없는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로체인 팀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일화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