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건 주입식 낭만입니다

By 2015년 3월 31일 No Comments

개인적으로 꿈론이라는 글을 쓰다가 팀 홈페이지에 글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근래에 팀원을 영입하며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기 때문이기도하고, 이 글의 제목이자 마지막의 인용구에 낭만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팀원을 영입할 때나 이 사람이 대화할만 하다고 느낄 때,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 질문을 제게 똑같이 한다면 제 대답은 꽤나 미숙합니다.

저는 꿈이란 ‘평생을 바쳐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지만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꿈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좋은 선생님, 좋은 의사 같은 것들요. 이런 꿈들은 달성할 수 있을거 같지만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자신이 좋은 선생님이나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는 순간 좋은 선생님이나 좋은 의사는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다보니  ‘평생을 바쳐 달성할 수 없어도 노력해야만하는 목표’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찌됐건, 이러니 대답이 추상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미숙할 수 밖에 없겠죠. 실제로 꿈이 뭐냐는 질문에 ‘꿈이 없다’라고 가장 많이 대답했습니다.

솔직해지겠습니다. 사실 꿈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에겐 거짓말이고 다른 사람에겐 맞는 대답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꿈에는 대부분 직업이나 구체적인 목표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겐 가지고 싶은 직업이나 구체적인 목표는 없으니 꿈이 없는 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정의하는 꿈에서는 다릅니다. 사실 저는 꿈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 꿈은 이러저러하다…라고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것이 쑥스럽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왜 그런 꿈을 가지는가까지 이야기하면 제법 구차해집니다.

제 꿈은 제법 많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장원에 지는 별이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다시 나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제가 먹은 것만큼은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괴물보단 속물이, 속물보단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꿈은 이렇게 찾는거야, 꿈은 이렇게 이루는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하나 같이 부연설명이 필요한 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니 누가 물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죠. 사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답으로 생각없는 사람이 된 적도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왜냐고 다시 물어봐준 사람도 드물었다는 것을 보면 왜라는 질문이 참 드문 사회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한편으로 꿈이 뭐냐는 질문에 직업을 대답하는, 혹은 그런게 아니라 네가 되고 싶은 직업을 말하라고 이야기하는, 한국 사회는 조금 각박한게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아이언 맨을 만들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면 그럼 과학자가 되면 되겠네! 라는 어른의 대화말이죠. 아이언 맨을 만드려면 디자인도 필요하고 제조업도 필요한데 말입니다. 아니면 꼭 자기 손으로 만들지 않더라도 참여할 수는 있겠죠. 굳이 과학자라는 직업으로 한정하지 않더라도요. 과학자가 되어도 아이언 맨은 만들 수 없다는 현실보다 언젠가 어떤 식으로라도 아이언 맨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이 더 달콤하기도하고 말입니다.

저는 우리 마음 속 어딘가에 꿈이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소년과 소녀가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대답을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이 없기에, 혹은 자신의 유치무쌍한 꿈이 비웃음 당할까봐 꿈이 무엇이냐는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이미 부끄러워도 황당무계하고 추상적인 꿈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 최소한 저는 성의 있게 듣겠습니다. 실소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코 비웃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같이 쪽팔리게 외쳐봅시다!

주입식낭만
제가 선창하죠.
좋은 사람이고 싶다!

조금 더 솔직하게!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조금 더 치졸하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싶다!

조금 더 유치하게!
내 꿈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p.s
꿈이란 단어는 동음이의어죠.
잘 때 꾸는 꿈과 실현하고 싶은 목표.
그런데 이게 영어나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에서도 같은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인류는 똑같이 실현하기 어려운, 허망한 목표를 꿈이라고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이봐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말해야지!)

그리고 사용된 이미지는 ‘억수씨’의 [오늘의 낭만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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