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늘의 로체인 (2015/03/25)

By 2015년 3월 25일 2 Comments

오늘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부족한거 많은 팀의 투정이라 생각하시고 봐주세요. (사실 저만 부족한거 같습니다만.)

사실 저를 알고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는 굉장히 어둡고 우울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러한 경향을 보이면 안 될 것이라 생각하여 가급적 그런 이야기들은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작정하고 우울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언제나 해왔으면서!)

3월은 고민이 많은 달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은 팀에 자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주일 전 쯤에 자금 걱정하지말고 일단 다 진행해보자! 라는 결정을 내리고 몇 가지 일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이 힘든 날들을  마구 찍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팀원을 모집하기 위해 미팅을 진행하고 있고,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할 수 있는, 광고수주를 받을 수 있는 시장조사의 견적을 알아보고 있으며, 특허와 상표권 등록도 열심히 알아봤습니다. 또 서비스 런칭을 위해서 저작권 문제도 알아보고 스토어 제휴도 햐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제 기술보증기금에서 상담을 받았고, 답변은 부정적이었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이다보니 기술평가가 최우선 순위여서 일반 서비스인 쩐알람은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또 저희가 경력이 없다는 것 역시 부정적인 답변에 한몫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작년에 정부지원을 받은 기관에서 창업에로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더군요. 마침 시기가 적당했습니다. 기술R&D가 아닌 일반 서비스가 가진 설움과 자금 없는 학생 팀의 울분을 담아 설문조사를 작성했습니다. 담당자분은 성의 있게 작성해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사실 성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생떼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학생 팀과 전문 팀의 갭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육성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의했습니다만 냉정히 이야기하면 역량부족에 대한 투정일 뿐이죠. 저희보다 어린학생 팀임에도 저희보다 훨씬 훌륭히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팀들을 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전문팀을 지원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도 옳습니다. 비즈니스에서 학생이란 변명은 통하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그것뿐이 아닙니다. 팀 내에서도 문제가 있죠. 우리 팀원은 모두 열정 페이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또 새로운 팀원들에게 제시하는 조건 역시 열정 페이가 아니라고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지금 런칭 준비 기간을 줄이고 자금 소모를 줄이기 위한 의사결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항상 비판하던 방식이죠. 분명히 걸어가야 할 바른 길을 알고 있으면서도 잘못된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과 우리 팀에 서로 다른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걸어가는가?’ 위대한 팀, 회사를 꿈꾼다고 말하면서 잘못된 팀들과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남들이 우리 회사를 ‘성공적’이라 평가할 때, 과연 우리는 우리가 원하던 모습의 팀이 되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성공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지금의 생활이 그렇게 싫지 않습니다. 이 세상을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라면 이 생활이 싫지 않습니다. 경제적인 성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길을 걸어가고 싶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또한 팀장으로 이런 이야기는 무책임한 이야기라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팀원에게 삶을 약속하지 못하는 팀이 어떻게 좋은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리하여 제가 팀장으로 적합한 사람인지도 의문입니다. 저는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너무나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관철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다른 팀원들의 의견을 듣고, 의견을 존중하고, 팀원을 배려해 의견을 종합하고,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 익숙하고 적합한 사람이 아닙니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옳은 일이라면 그 길을 걸어가는, 실패하되 노력하는 인간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무책임한 팀장이죠.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연관 없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을 뿐입니다. 굳이 공통점이 있다면 ‘모순’,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는 흔해빠진 말로 묶을 수 있을거 같군요.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를 굳이 적느냐? 그냥, ‘우리 팀 좀 알아주세요’, ‘우리 이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한탄치 않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사실 오늘도) 조금 비겁해지고 싶습니다. 로체인 팀이 바른 길을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해주시길! 그리고 전혀 딴 이야기지만, 쩐알람의 광고효과도 믿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형적인 감정에 대한 호소)

 

P.s

이런거 써도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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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 the discussion 2 Comments

  • 소로우말하길

    우연히 로켓펀치에서 장문의 소개글에서 다른 스타트업과 다른 느낌에 홈페이지까지 접속했네요 그리고 팀장님 글들까지 다읽었고요 ㅎ 힘내세요 (전 항상 팀빌딩도 제대로 안되서 혼자 삽질중입니다ㅜㅜ)

    • rochainteam말하길

      저희 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까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소로우님을 기다리는 좋은 팀원들이 분명있을 겁니다.
      삽질이 의미있는 삽질이 되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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